2010년 4월 8일 목요일

맨유 좌절... 만약 박지성이 있었다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와 바이에른 뮌헨과의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 후반 4분. 승부의 분수령이 됐던 그 때 박지성(29)이 그라운드 안에 있었다면 맨유의 운명은 바꼈을까?

1차전 뮌헨 원정에서 1-2 패배를 당했던 맨유는 8일 새벽(한국시간) 2차전 홈경기에서 전반전이 끝날 때까지만 해도 준결승 진출의 팔부능선을 넘은 듯 보였다. 공격력을 극대화한 전술을 꺼낸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전략이 적중한 가운데 전반 41분까지 세 골을 터뜨렸다.

발목 부상으로 결장이 전망됐던 웨인 루니는 깜짝 선발로 나서 맨유 공세에 윤활유 역할을 했다. 루니의 결장을 예고했던 퍼거슨 감독의 연막작전이 적중하는 순간이었다. 또 한 명의 깜짝 선발 대런 깁슨은 선제골을 잡아냈고, 루이스 나니는 두 골을 쏘아 올리며 맨유 공격의 최전선에 섰다.

16강 AC 밀란전 1, 2차전과 뮌헨과의 8강 1차전 모두에 나섰던 박지성은 이날 경기에 출전하지 않았다. 영국과 스페인 언론들이 박지성의 선발 출격을 전망했고, 'ESPN 사커넷'은 두 팀의 경기에 앞서 박지성을 메인 화면에 걸어두기도 했다. 하지만 그는 교체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맨유의 퍼거슨 감독은 모든 전략수를 성공으로 가져가며 4강 고지에 오르는 듯 했다.

그런데 후반 4분의 '사건'으로 인해 두 팀의 운명은 엇갈렸다. 전반전 경고를 한 차례 받았던 하파엘 다 실바가 리베리의 돌파를 저지하는 과정에서 파울을 범해 주심의 옐로 카드를 또 다시 받고 말았다. 전반전 리베리를 틀어막고, 매서운 오버래핑을 선보이기도 했던 하파엘은 치명적인 경험 미숙으로 팀을 위길 몰아넣었다. 수비 상황에서 제 몫을 해내던 박지성의 존재가치가 대두됐던 시점이기도 했다.

하지만 맨유의 교체 명단에는 10명과 11명의 간극을 좁혀줄 선수가 없었다. 왕성한 활동량을 가진 선수가 없었다. 3-1 스코어를 유지해야 했음에도 출격 가능한 필드 플레이어는 조니 에반스(중앙 DF), 스콜스(중앙 MF), 라이언 긱스(측면 MF), 디미타르 베르바토프(FW), 페데리코 마케다(FW)가 전부였다. 수비 자원을 대체할 수 있는 선수와 득점을 위해 나설 수 있는 공격수들로 채워진 것이다.

결국 후반 29분 맨유는 뼈아픈 실점을 했다. 리베리의 코너킥을 받은 로번을 마크하던 마이클 캐릭이 슈팅 타이밍을 포착하기 위해 순간적으로 뒤로 물러선 로번을 놓쳤다. 슈팅을 막기 위해 몸을 던졌지만 이미 공은 로번의 발을 떠난 후였다. 3-2 상황은 맨유가 2차전을 이겨도 원정 다득점 원칙에 의해 4강에 오를 수 없는 아이러니한 스코어였다.

박지성이 투입됐다고 맨유가 3-1 상황을 지킬 수 있었다 가정하는 것은 억측이다. 하지만 맨유가 두 번째 실점 장면 이후에서 보였던 저조한 모습, 베르바토프와 긱스가 나섰지만 이미 선수단의 체력이 바닥나는 바람에 공세를 퍼붓지 못한 점, 뮌헨의 패스 줄기를 차단하지 못해 경기 종료시까지 실점위기를 맞이한 점, 루니까지 빠진 상황이라 플레쳐를 제외하고 전후방을 누빌 수 있는 자원이 없었다는 점들을 감안한다면 산소탱크의 결장은 아쉬울 수밖에 없는 결과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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